IT 이야기

최초의 이모지는 어떤 환경에서 만들어졌을까?

이모지는 스마트폰과 함께 등장한 기능처럼 보인다.

그러나 실제 출발점은 인터넷도 제대로 보급되지 않았던 일본의 전자기기 환경이었다. 흔히 알려진 1999년 최초 발명설도 정확히 따져보면 수정할 부분이 많다.

최초 언급1954년 일본어 사전에 絵文字(그림 문자)가 이미 등재
대중화1999년 NTT 도코모 i-mode 이모지 176개
표준화2010년 Unicode 6.0에 이모지 대거 편입
핵심포인트‘최초’ 기준이 단어·기능·확산·표준화 중 무엇이냐에 따라 달라짐

이모지라는 말은 스마트폰보다 훨씬 오래됐다

이모지는 일본어 絵文字(에모지)에서 비롯됐다. 이 발음이 지금 쓰는 ‘이모지’라는 말의 어원이다. 絵는 그림, 文字는 문자를 뜻한다. 합치면 그림 문자라는 의미다.

이 단어 자체는 디지털 기기가 나오면서 만들어진 표현이 아니다. 연구자 맷 셉턴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어 사전에는 이미 1954년에 絵文字가 그림 문자라는 뜻으로 등장한다.

다만 당시 의미는 지금처럼 메시지에 넣는 디지털 그림과 같지 않았다. 그림으로 표현한 문자나 상징을 넓게 가리키는 말이었다.

초기 이모지는 일본의 워드프로세서에서 등장했다

1980년대 일본에서는 일본어 입력을 지원하는 전용 워드프로세서가 널리 사용됐다. 한자, 히라가나, 가타카나를 처리해야 했기 때문에 일반적인 영문 타자기와는 다른 입력 환경이 필요했다.

제조사들은 복잡한 문자 입력을 보완하기 위해 기호와 그림 문자를 함께 제공했다. 사용자는 문서를 작성하면서 얼굴, 날씨, 동물 같은 그림을 문자 사이에 넣을 수 있었다.

1984년 일본 잡지에서는 캐논 워드프로세서가 다양한 기호와 이모지를 간단하게 표시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최소한 이 시기에는 전자기기 기능을 설명할 때 絵文字라는 표현이 이미 사용되고 있었다.

1986년에 출시된 산요 워드프로세서에서는 사용자가 직접 그림 문자를 만드는 기능까지 확인된다. 최대 94개의 사용자 정의 문자를 만들어 저장할 수 있었다.

오늘날 메신저에서 직접 만든 스티커를 사용하는 방식과 목적은 다르지만, 개인이 그림 문자를 제작한다는 발상은 이미 존재했다.

16×16 픽셀 그리드로 표현된 초기 이모지의 구조를 보여주는 다이어그램

휴대용 기기에서 확인된 초기 이모지는 1988년에 등장했다

1988년 일본에서 출시된 샤프 전자수첩 PA-8500에는 다양한 그림 문자가 포함돼 있었다.

이 제품은 휴대전화가 아니었다. 일정, 연락처, 메모를 관리하는 휴대용 전자수첩이었다.

사용자는 문서를 작성할 때 동물, 표정, 날씨, 별자리 같은 그림을 문자와 함께 입력할 수 있었다. 그림 문자는 16×16픽셀 크기로 표현됐다.

픽셀은 화면을 구성하는 가장 작은 점이다. 가로와 세로에 각각 16개의 점을 배치하면, 총 256개 점 안에서 그림을 표현해야 한다.

제한된 화면에서 복잡한 정보를 전달하려면 단순하고 직관적인 모양이 필요했다. 이런 환경이 지금의 이모지와 비슷한 그림 문자 체계를 만드는 배경이 됐다.

최초의 휴대전화 이모지는 1997년에 나왔다

휴대전화에 여러 종류의 이모지가 탑재된 사례는 1997년에 등장한다.

일본 통신사 J-폰은 SkyWalker DP-211SW라는 휴대전화에 90개의 그림 문자를 넣었다. 날씨, 동물, 숫자, 스포츠 등을 나타내는 기호가 포함됐다.

이 제품은 휴대전화 메시지에서 그림 문자를 사용할 수 있도록 만들었다. 현재 스마트폰 이모지 사용 방식과 더 직접적으로 연결되는 사례다.

그러나 당시에는 같은 기종을 사용하는 사람끼리만 제대로 활용할 수 있었다. 판매량도 많지 않아 널리 알려지지 못했다.

J-폰은 이후 여러 변화를 거쳐 소프트뱅크 계열로 이어졌다. 초기 아이폰의 일본 시장용 이모지도 이러한 일본 통신사 환경과 연결된다.

1997년과 1999년 일본 휴대전화 이모지 개수를 비교한 카드 이미지

1999년 이모지가 최초라고 알려진 이유

많은 자료에서는 1999년 일본 통신사 NTT 도코모의 이모지를 최초라고 설명한다.

당시 디자이너 구리타 시게타카는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 i-mode를 위해 176개의 이모지를 제작했다. 각각의 그림은 가로와 세로 12픽셀 크기로 설계됐다.

도코모 공식 자료에 따르면 i-mode 서비스는 1999년 2월에 시작됐다. 휴대전화에서 이메일, 뉴스, 날씨 같은 정보를 확인할 수 있는 모바일 인터넷 서비스였다.

이모지는 이런 환경에서 중요한 역할을 했다. 날씨를 긴 문장으로 설명하는 대신 해나 구름 그림을 표시하면 좁은 화면에서도 내용을 빠르게 전달할 수 있었다.

메시지에서는 감정 표현을 보완했다. 짧은 글만으로 전달하기 어려운 분위기를 하트나 얼굴 그림으로 표현할 수 있었다.

1999년 도코모의 이모지는 최초의 그림 문자가 아니었다. 다만 여러 휴대전화에서 공통으로 사용되면서 이모지를 대중화한 사례였다.

뉴욕 현대미술관도 구리타가 제작한 176개 이모지를 소장하고 있다. 이 작품은 초기 모바일 환경에서 그림 문자가 어떻게 의사소통을 바꿨는지 보여주는 자료로 평가받는다.

초기 이모지가 만들어진 기술 환경

당시 이모지는 단순히 귀여운 그림을 추가하려는 목적으로만 만들어지지 않았다. 기기 성능과 통신 환경의 한계를 해결하는 수단이기도 했다.

초기 그림 문자는 이미지 파일을 첨부하는 방식과 달랐다. 기기가 미리 가지고 있는 그림 문자를 일반 문자처럼 입력하는 구조에 가까웠다.

그래서 작은 화면에서도 빠르게 표현할 수 있었다. 그러나 통신사마다 사용하는 문자 체계가 달라 호환성 문제가 생겼다.

당시 환경 발생한 문제 이모지의 역할
작은 화면 긴 설명을 표시하기 어려움 그림 하나로 정보를 전달
낮은 해상도 복잡한 이미지 표현이 어려움 단순한 픽셀 그림 사용
제한된 입력 방식 긴 문장을 작성하기 불편함 감정과 상황을 짧게 표현
문자 중심 메시지 말투와 감정 전달이 어려움 표정과 상징으로 의미 보완
통신사별 문자 체계 다른 기기에서 같은 그림이 표시되지 않음 이후 공통 표준 도입 필요

이모지는 언제 전 세계 공통 문자가 됐을까?

초기 일본 휴대전화의 이모지는 통신사별로 서로 달랐다. 한 통신사에서 보낸 그림이 다른 통신사 기기에서 깨지거나 다르게 표시될 수 있었다.

이 문제를 해결하려면 공통 규칙이 필요했다. 그 역할을 맡은 것이 유니코드다.

유니코드는 서로 다른 기기와 프로그램에서 같은 문자를 일관되게 처리하기 위한 국제 문자 표준이다.

2010년 공개된 Unicode 6.0에서는 모바일 환경에 필요한 이모지와 관련 기호가 대거 추가됐다. 일본 통신사가 사용하던 이모지의 원본 체계를 연결하는 자료도 함께 제공됐다.

이 표준화 이후 스마트폰과 운영체제가 이모지를 더 폭넓게 지원하게 됐다. 같은 이모지가 기기마다 조금 다르게 보이더라도 기본 의미를 공유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최초의 이모지는 기준에 따라 달라진다

이모지의 시작을 하나의 연도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어떤 환경과 기능을 기준으로 삼느냐에 따라 답이 달라진다.

최초의 이모지는 스마트폰에서 갑자기 발명된 기능이 아니다. 일본의 워드프로세서와 전자수첩에서 시작된 그림 문자 문화가 휴대전화와 모바일 인터넷을 거쳐 전 세계로 확산된 결과다.

구분 시기 환경 의미
이모지라는 단어 확인 1954년 일본어 사전 그림 문자라는 표현이 이미 존재
전자기기의 그림 문자 기능 언급 1984년 일본 워드프로세서 디지털 문서 작성에 그림 문자 활용
사용자 제작 그림 문자 1986년 산요 워드프로세서 사용자가 그림 문자를 직접 제작
휴대용 전자수첩 이모지 1988년 샤프 전자수첩 다양한 그림 문자를 휴대용 기기에 탑재
휴대전화 이모지 1997년 J-폰 휴대전화 90개 이모지를 휴대전화에 적용
모바일 이모지 대중화 1999년 NTT 도코모 i-mode 176개 이모지가 여러 기기로 확산
국제 표준화 2010년 Unicode 6.0 다양한 기기에서 공통 처리 가능

확인할 점

이모지의 정확한 ‘최초’ 시점은 단어 등장, 전자기기 탑재, 휴대전화 적용, 대중화, 국제 표준화 중 어떤 기준을 적용하느냐에 따라 달라집니다. 이 글에 정리된 연도와 개수는 아래 참고자료를 기준으로 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이모지는 정말 1999년 NTT 도코모가 최초로 만들었나요?

아닙니다. 1999년 도코모의 176개 이모지는 최초의 그림 문자가 아니라, 여러 휴대전화에서 공통으로 쓰이며 이모지를 대중화한 사례입니다. 그림 문자 자체는 1980년대 일본 워드프로세서와 1988년 샤프 전자수첩에서 이미 확인됩니다.

이모지라는 단어는 언제부터 있었나요?

연구자 맷 셉턴이 확인한 자료에 따르면 일본어 사전에는 이미 1954년에 絵文字(에모지)가 그림 문자라는 뜻으로 등장합니다. 다만 당시 의미는 지금의 디지털 이모지와 달리 그림으로 표현한 문자나 상징을 넓게 가리키는 말이었습니다.

휴대전화가 아닌 기기에도 이모지가 있었나요?

있었습니다. 1988년 출시된 샤프 전자수첩 PA-8500에는 동물, 표정, 날씨, 별자리 같은 그림 문자가 16×16픽셀 크기로 포함돼 있었습니다. 휴대전화가 아니라 일정과 메모를 관리하는 휴대용 전자수첩이었습니다.

왜 통신사마다 이모지가 다르게 보였나요?